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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이민생활 지혜와 한국 전통, 차세대에게 전수합니다”

 북텍사스 한인원로회(회장 박영남, 이하 원로회)가 주류사회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유대를 강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원로회 연례 시상식이 열린 것이다. 지난달 27일(목) 오전 11시 30분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연례 시상식에서 원로회는 주류사회에서 활동하며 한인사회의 권익신장을 위해 힘쓴 인사들에게 감사패를 전하며 그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올해의 인물’상은 프리스코 시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테미 서 마이너샤겐(Tammy Suh Meinershagen) 시의원에게 돌아갔다. 마이너샤겐 시의원은 프리스코 시의회 제2지구를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한인 2세다. 마이너샤겐 시의원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2004년부터 프리스코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22년 프리스코 시의원에 당선된 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이너샤겐 시의원은 수상 소감을 통해 “북텍사스 한인원로회가 저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나의 문화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길고 긴 여정이었지만, 프리스코 시의원으로 봉사하는 과정에서 기대치 못했던 힐링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남 회장은 “테미 서 시의원은 한인 2세로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인물”이라며 “테미 서 시의원과 같은 한인 2세들이 주류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은 한인사회의 앞날을 밝게 해준다”고 격려했다. 주달라스영사출장소 도광헌 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인 공동체가 미국 내에서 더욱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올해의 인물’상 외에도 선구자상(Pioneers Award)이 수여됐다. 이 상은 다년간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인 위상 고취에 노력한 인사들에게 수여됐다. 수상자에는 고 이강복씨, 고 손용상 작가, 이만자 간호사, 최정희 변호사, 최정화씨, 최경주 골프선수, 김인선 관장, 쇼 한 박사(Dr. Shaw Han, Ph. D.)등이 포함됐다. 고 이강복 씨는 지난 1971년 북텍사스 최초의 한인 식품점 ‘고바우’를 설립한 인물이다. 1974년에는 같은 상호로 달라스 미드타운 I-35E 고속도로와 인우드 로드(Inwood Road) 교차지점에 고바우 한식당을 열었다. 고 손용상 작가는 ‘한솔문학’ 창시자로 2024년 별세하기 전까지 북텍사스 한인 문학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이만자 여사는 1967년 파크랜드 병원에 한국 간호사들이 유입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선구자상을 받았다. 현재 달라스 카운티 검사실에서 검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정희 변호사는 한미연합회(KAC) 북텍사스지부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인사회 정치력 시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정화 씨는 지금까지 28년간 한글학교에서 한인 2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헌신했다. 최경주 골프선수는 PGA 및 시니어 PGA에서 보여준 훌륭한 커리어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인선 관장은 평생 태권도에 몸 담으면서 태권도 발전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쇼 한 박사는 UT오스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로, 학계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북텍사스 한인사회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인사들에게도 감사패가 전달됐다. 스티브 베빅(Steve Babick) 캐롤튼 시장, 오마르 나바에즈 달라스 시의원 보좌관인 로라 카데이나(Laura Cadena)씨, 달라스 흑인상공회장을 지낸바 있는 매트 휴스턴(Matt Houston) UNT 달라스 교수 등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스티브 베빅 캐롤튼 시장은 “한인 커뮤니티가 있어 캐롤튼은 더 나은 도시가 됐다”며 “북텍사스 메트로 지역의 중심인 캐롤튼의 한인사회는 유일무이하다. 한인 학교, 교회, 그리고 비즈니스가 캐롤튼에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라 카데이나 보좌관은 “지난 8년간 한인사회와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로얄레인에 한-영 이중언어 도로 표지판을 설치하고 한인타운을 코리아 타운으로 공식 지정하게 된 일은 하이라이트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트 휴스턴 교수는 “나의 아버지와 박영남 회장은 예전 둘도 없는 친구였다”며 “나의 아버지가 달라스 흑인상공회 수석국장으로 있던 1980년대 박영남 회장과 나의 아버지가 한흑 커뮤니티의 관계를 처음 설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나의 아버지와 달라스 흑인상공회를 대신해 박영남 회장과 한인사회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브렌다 로즈(Brenda Rhoades) 판사가 ‘미국에서 한인으로서 겪은 경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로즈 판사는 한국 충청북도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도미한 인물로, 현재는 미 파산법원 텍사스 동부지법 법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즈 판사가 법원장에 임명된 2003년까지만 해도 로드 판사는 미국 내 유일한 아시안계 파산법원 판사였다. 로즈 판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인 2세들에게 공부 외의 기술을 가르쳐야 그들이 직업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즈 판사는 자신이 유일한 아시안계 파산법원 판사였던 당시를 회상하며 “누구나 낯선 상황에 처하면 그 상황을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인 부모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즈 판사는 그러면서 “낯선 상황에 처하면 가장 먼저 나와 동질감을 갖는 사람들이 누군지 파악해야 한다”며 “같은 학교를 나왔다던가, 나와 비슷한 자녀를 둔 부모라든가, 이러한 공통점을 가진 사람과 연대하면 낯선 상황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즈 판사는 “직장에서 일만 열심히 한다고 승진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장에서는 네트워킹 기술을 가져야 승진할 수 있는데, 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즈 판사의 기조연설 후 식사 및 네트워킹의 시간으로 이날 시상식은 마무리됐다. 올해 시상식은 SC건설, 진이 스미스 부동산, YL Suh 공인회계사, 김현겸 전 상공회장, 홍선희 치과, 달라스 뉴스타 부동산 신동헌 대포, 세계보석 등이 후원했다. 한편, 원로회는 지난 2022년 8월 6일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한인사회에서 한때 왕성한 활동을 했던 원로들이 주축을 이룬다. 제1회 시상식에서는 당시 재외동포재단(현 재외동포청)에서 축사를 보내왔고, 제2회 시상식에서는 달라스 시의회가 원로회를 지지하는 결의문을 보내왔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텍사스 주 하원이 결의문을 통해 원로회의 공로에 지지를 보내려 했지만 회기가 이미 종료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박영남 회장은 “원로회는 오랜시간 축적된 이민생활의 지혜와 한국인의 전통을 다가올 세대에게 전수함으로써 차세대의 번영과 성공의 기반을 마련하는 조력자 역할을 위해 구성됐다”며 “원로들은 북텍사스를 고향이라 부르며 정착해왔다. 이제 북텍사스를 옥토로 만들어야 하기에 개척자의 긍지와 품위, 헌신을 더해 다가올 세대의 번영과 성공의 씨앗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회에 관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councilofkelders.org)를 통해 접할 수 있다.                                         〈토니 채 기자〉이민생활 차세대 북텍사스 한인원로회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한인 2세들

2025-03-07

미주 한인 젊은 ‘돌싱’ 비율 급증

젊은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 이혼 후 독신이 된 이른바 ‘돌싱’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25년 동안 결혼정보회사 듀오 USA에서 한인들의 결혼을 성사시킨 제니퍼 이 팀장은 “10년 전에는 문의전화 주시는 분들 중 약 7% 정도가 젊은 돌싱이었다면, 현재는 약 20% 정도”라며 85~95년생 돌싱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엄청나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젊은 층에서 이혼율이 증가한 데는 온라인 데이팅 문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데이팅 앱을 통해 20대 초반 불같은 연애 후 결혼했지만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고 이혼한 커플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가 이성 교제를 위해 데이팅 앱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제니퍼 이 팀장은 “젊은 시절 외국인과 불꽃 튀는 연애로 결혼했다 깊은 대화가 어렵고, 식문화가 달라 삶의 재미가 떨어지는 등 문화 차이로 일찍 이혼한 경우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 비해 결혼 상대자의 이혼 여부에 대한 거리낌도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팀장은 “예전에는 이혼한 상대에 대해 꺼렸다면, 요즘에는 상대가 애 없이 이혼했으면 결혼 상대자로 괜찮다고 한다”고 전했다.     미주 한인들의 평균 결혼 연령도 낮아졌다. 이 팀장은 현재 미주 한인들의 평균 결혼 연령이 ▶여성은 29~32세, ▶남성은 32~34세라며 예전보다 2~5년 정도 낮아졌다고 전했다. “비혼족, 딩크족이 늘어나고 늦게 결혼하려는 추세인 한국에 비해 미주 한인들은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려고 한다. 2000년생까지도 문의 전화가 온다”고 덧붙인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부모님 영향’을 꼽았다. 미국 이민 후 힘들게 일하느라 노후 준비 없이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 모습을 본 한인 2세들이, ‘빠른 결혼 후 배우자와 돈을 모아 집도 장만하는 등 안정을 찾고 일찍부터 은퇴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린 95년생 조 모 씨는 “요즘 사람들은 결혼의 장단점 등 여러 유형의 정보를 접하기가 쉬워서 삶에 대한 가치관을 일찍 다져놓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 본인이 뭘 원하는지 잘 아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결혼 생각이 확고한 사람끼리 만나면 빨리 결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커플 유형도 다양해졌다. 이 팀장은 “예전에는 남성들이 본인보다 어린 여성, 여성들은 본인보다 나이 많은 남성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동갑 커플, 연상(여성)-연하(남성) 커플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기관리 잘하는 사람’을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 요건으로 꼽았다. 남녀별 배우자 선호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여성들은 엔지니어, 남성들은 약사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미주 한인 미주 한인들 한인 2세들 결혼 상대자

2023-07-14

돌잔치·송년회 연회장, 타운서 밀려난다

LA한인타운 내 돌이나 칠순 잔치 등을 열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타운의 중식당 양대산맥인 만리장성에 이어 용궁도 주상복합 건물로 재개발되기 때문이다. 이 두 식당은 돌잔치, 결혼식, 송년회, 동문회, 각종 한인단체 행사가 자주 열리던 타운내 명소였다. 이에 용궁의 재개발 소식을 접한 일부 한인들은 서운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용궁 재개발 소식을 들은 이수정 씨는 “이민 온 지 얼마 안 돼 이민생활이 낯설었을 때 용궁에서 한 첫 애 돌잔치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지금도 부모님과 자녀들과 함께 주말에 가족모임을 하는 곳”이라며 아쉬워했다.     중식당 만리장성은 2021년 2월 재개발을 위해 철거되고 현재 해당 부지는 아파트가 재건축 중이다. 1980년부터 40년 넘게 LA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중식당으로 명성을 이어온 용궁은 연내 폐업을 앞두고 있다. 용궁 자리에는 6층 높이 90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요식 업계 관계자들은 가족모임 장소 감소 원인으로 타운 내 활발한 주택 재개발 사업과 부족한 식당 인력을 꼽았다. 또 가족 모임이 줄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LA한인타운에서 모임이나 행사를 열 수 있는 장소는 용궁, 용수산, 홍연 등이며 호텔로는 옥스포드팔레스, JJ그랜드, 가든스위트 등 정도다. 팬데믹을 거치며 한인호텔들이 연회 음식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더 줄었다.     용궁 관계자는 “가족과 동호회 모임 등으로 연말과 성수기에는 14개 룸의 예약이 만석”이라며 “고객 중 한인 2세도 3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용수산은 230명 수용이 가능한 2층 대형 룸을 비롯해 13실이 마련돼 있으며 로텍스호텔 내 중식당 홍연에도 12명에서 최대 24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3개의 룸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흔히 한인 2세들이 한인타운을 외면한다고 오해하지만, 요즘 K푸드 인기에 모임 장소로 한인타운을 선호하는 한인 2세도 많다”고 강조했다. 홍연의 자스민 송 매니저는 “결혼식 피로연, 돌잔치 고객 중 한인 2세 비중은 70~8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한인타운 식당과 호텔의 프라이빗룸과 연회장의 우수한 가성비 덕에 한인 2세들의 약혼식, 결혼식, 상견례 등을 위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용궁의 경우 대형 룸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추가 부대시설 사용료 등 별도 비용이 없고 음료 및 주류 반입도 허용한다.     용궁 관계자는 “유년시절 부모와 시간을 보낸 공간에 대한 정서적 친근함과 가성비 좋은 음식 서비스에 만족한다”며 “프라이빗 파티 및 대규모 모임 등 다양한 공간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수산도 마이크, 프로젝트 등 행사 부대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용수산 관계자는 “한식재료로 메인 요리는 물론 디저트까지 직접 만든다”며 “웨딩 시즌 한인 2세 결혼식 피로연의 타인종 하객들이 전통 한식 메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인 호텔 경우 대관료가 주류 호텔 연회장보다 저렴하고 추가 서비스에 대한 별도 차지가 적다.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 제이슨 김 지배인은 “주류 호텔 대관은 4000~6000달러에 추가 서비스에 따라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한인 호텔은 이보다 1000~2000달러 저렴하고 무료 서비스 지원이 많다”며 “예산을 세워 그 안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합리적인 한인 2세들의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돌잔치 송년회 현재 la한인타운 돌잔치 결혼식 한인 2세들

2023-04-19

[독자 마당] 화합으로 가는 길

1992년 4월 29일 LA폭동이 일어났다. 폭동으로 인해 2300여 곳의 한인업소가 약탈 또는 방화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인 한인타운보다도 부유한 백인 지역 방어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한인 이민사 100년의 초유의 최대 사건이다. 엉뚱하게도 폭도들의 표적이 백인에서 한인으로 바뀌어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TV 인터뷰로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흑인들은 유창한 영어로 자신들의 왜곡된 주장을 펴는데 반해, 한인들은 언어 장벽 때문에 마이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언론에서는 일방적으로 흑인들의 주장만을 방영했다.     억울한 상황을 보다 못한 영어권의 우리 자녀들이 일어섰다. 피는 물보다 진했다. 2세들은 폭동을 계기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정치력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정치인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4.29 폭동 후 한인 2세들이 주도한 5월 2일 ‘평화 대행진’에는 10만 명이 참여해 질서 정연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했다. 흑인에 대한 분노나 원망의 차원을 넘어 인종화합을 강조함으로써 불행을 건설적 방향으로 승화시켰다. 한인들의 역량이 주류언론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행사였다. 평화대행진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일깨워 주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외 동포로부터 많은 액수의 성금이 답지했는데 작은 돈으로 나눠 피해자들에 분배하는 것으로 끝났다는 사실이다.     그 돈을 회관 건립 또는 장학재단 등에 활용했으면 지금까지도 4.29의 교훈을 계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종차별을 반대하지만 한인들이 타인종에 배타적인 것은 사실이다. 4·29는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는 다른 인종과 화합해 살아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  김홍식·은퇴 의사독자 마당 화합 한인업소가 약탈 한인 이민사 한인 2세들

2022-05-03

[열린 광장] 2세 정체성 교육에 관심 갖자

 미주 한인사회에서 1.5세 및 2세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 젊은 세대가 성인이 되어 점점 더 많이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한인사회는 서서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재외동포 재단 자료에 따르면 한인 2세의 59%가 대학을 졸업했고 25%가 대학원을 마쳤다. 이는 주류인 백인에 비해 10%포인트 이상이 높다고 한다. 또한 미국 출생 다른 아시아계 소수민족보다도 높다. 전체적으로 아시아계 이민자와 한인 2세가 백인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대부분 고학력자들이 미국 이민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민 1세는 언어 장벽 때문에 주로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일반적으로 한인 소유의 업소에서 일하면서 생활해 왔다. 이러한 이민 1세 한인들의 경제활동은 미국사회로의  동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인 2세는 주류 경제에 진출해 전문직이나 경영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1세대가 ‘동족 경제’ 위주였다면 2세는 ‘주류 경제’ 위주로 바뀌었다.     통계로 보면 한인 2세의 전문직 종사자 비율은 42%로 미국 출생 백인보다 거의 두 배로 높다. 그러나 한인 2세들이 동족 경제를 떠나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고무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애착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자영업을 주로 운영하는 이민 1세는 다른 소수계들과 경쟁하면서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단결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한인 2세는 각자 자신의 학력과 전문 지식으로 주류 경제에서 꿇리지 않는 직장을 얻으니 민족 단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주류 사회 진출과 민족 응집력은 서로 상반되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떨떠름하기도 하다.     일부 한인들은 자녀들의 교육과 사회 진출에 방해가 될까 봐 민족적 전통을 가르치는 것을 꺼리고 자녀들을 미국식으로 키우려 한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은 영어에만 능숙한 2세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고 모국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는데 소홀하다. 이들 자녀들은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를 습득한 다른 2세들보다 훨씬 정서적으로 부족하게 된다. 아울러 주류 사회 진출의 기회도 오히려 더 적어진다.     우리 이민 1세들은 지금부터라도 자녀들에게 모국어와 민족문화 전통을 제대로 가르쳐야 그들이 학교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고, 더욱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20년 전에는 2세뿐만 아니라 이민 1세들도 모국에 대해, 특히 정치 상황을 창피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우리 한국이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지금은 모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동시에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알리는 것이, 지금 우리 1세들의 의무임을 알아야 한다.     이민 1세대와 1.5세대들은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작건 크건 감투싸움에 혈안이 되어 서로 쌈박질 하는 이민 사회가 되지 말고, 우리 아이와 손주들에게 ‘한국인의 자존심’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리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손용상 / 소설가·한솔문학 대표열린 광장 정체성 교육 미주 한인사회 한인 2세들 교육과 사회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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